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산업 박람회인 푸드위크 코리아 2026의 막을 올렸다. K푸드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로, 행사는 7일까지 나흘 동안 이어진다. 올해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며, 46개국에서 1천여 개 식품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1천800개 부스를 차렸다. 전시장인 코엑스 A홀과 B홀, C홀에 더플라츠까지 더해 식품산업의 현재와 내일을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이 마련됐다.
올해 박람회가 내세운 가장 큰 변화는 방향 전환이다. 그동안 일반 관람객을 향했던 행사가 기업 간 거래를 중심에 두는 자리로 옷을 갈아입었다. 농식품부는 이번 행사를 소비자 중심 박람회를 넘어 세계 시장을 겨냥한 사업 박람회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해외에서 찾아온 바이어 250여 개사와 국내 식품기업 500여 개사가 현장에서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전시와 상담을 함께 열어 국내 기업이 해외 유통망과 직접 만나는 기회를 넓힌 셈이다. 국내 식품기업이 해외 판로를 넓히는 데 박람회 자체가 발판이 되는 구조다.
수출 상담의 중심에는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있다. 영문 약칭은 BKF플러스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인 메르카도나와 일본에서 기업 간 식자재 유통을 이끄는 고베물산이 직접 서울을 찾았다. 두 기업을 비롯해 46개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국내 기업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제품의 현지 판매 가능성을 따져본다. 상담은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판로 개척으로 이어지도록 짜였다. 국내 유망 식품기업이 세계 유통사와 직접 거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현장에서 펼쳐진다.
개막식은 4일 오전 C전시홀 메인 무대에서 열렸다.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미래 식품산업의 모습을 내세운 자리였다. 개막 공연에서는 3차원 가상현실 드로잉 기술이 쓰였다. 전통 식품에서 출발한 K푸드가 세계로 퍼져나가고 첨단 푸드테크와 세계 협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빛의 선으로 그려냈다. 사찰음식의 대가로 알려진 선재스님은 지속가능성과 식품의 가치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 기후위기 시대에 식문화와 식품산업이 가야 할 길을 짚었다. K푸드가 지닌 본질적 가치와 나아갈 방향을 되짚는 시간이었다.
식품과 외식산업 발전에 힘써온 이들을 기리는 자리도 함께 마련됐다. 가장 높은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전통 한식을 계승하고 전문인력을 길러내는 데 평생을 바친 한식공간 조희숙 대표가 받았다. 산업포장은 계약재배로 농가를 지키고 품질을 끌어올린 삼양식품 윤아리 상무를 비롯해 4명에게 돌아갔다. 대통령 표창 7점을 포함해 모두 31점의 포상이 수여됐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해 온 주역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개막식과 함께 진행됐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식품산업의 앞날을 보여주는 기술이 관람객을 맞았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와 물류 유통 해법, 실제 외식 매장에 들어가는 조리 로봇과 스마트 주방 기기가 소개됐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 수혜기업들이 함께 꾸린 홍보관도 마련됐다. 특수의료용도식품인 케어푸드와 감자밭 같은 로컬 브랜드, 전통주와 제철 식재료를 짝짓는 페어링 하우스도 운영됐다. 식품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첨단 해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전시장 곳곳에 펼쳐졌다.
행사 기간에는 업계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2027년 식품외식산업 전망과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 콘퍼런스, 글로벌 푸드테크 기술 표준화 심포지엄, 비건인증과 할랄 세미나가 마련됐다. 박람회를 둘러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년도 시장 흐름과 기술 기준, 인증 제도를 함께 살피는 자리다. 비건인증과 할랄 세미나는 우리 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마주하는 인증 장벽을 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업계 종사자가 내년 전략을 세우는 데 참고할 만한 내용이 이어진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개막식에서 이번 박람회가 국내 우수 식품기업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가장 강력한 디딤돌이자 푸드테크와 미래 식품산업의 혁신을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K푸드의 세계적 위상을 더욱 단단히 하고 우리 식품산업이 세계 시장을 이끄는 데 정책 지원과 소통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 차원의 뒷받침을 약속하는 발언이었다.
이번 박람회를 한데 모아 보면 기대되는 효과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국내 식품기업은 해외 바이어와 직접 만나 수출 판로를 넓힐 수 있다. 상담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면 K푸드의 해외 진출이 한층 빨라진다. 둘째, 푸드테크와 스마트 팩토리, 조리 로봇 같은 기술이 현장을 통해 확산되면서 식품산업의 체질이 바뀔 수 있다. 셋째, 비건과 할랄 인증 같은 세계 기준을 함께 다루면서 우리 식품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갈 발판이 마련된다.
결국 푸드위크 코리아 2026은 전시 규모를 키운 자리가 아니라 우리 식품산업이 세계로 나가는 방식을 바꾼 자리이다. 소비자 중심 행사에서 기업 간 거래 중심으로 방향을 튼 첫해라는 점이 중요하다. 7일까지 이어지는 상담과 교류가 실제 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때, 이번 박람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K푸드 수출의 출발점으로 남을 수 있다. 박람회의 성패는 전시장의 규모가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지는 거래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