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영어는 달라야 한다 - slop

메리엄 웹스터 2025년 올해의 영어단어 slop

출처: 메리엄 웹스터, 올해의 단어 ‘slop’

 

 영어 사전을 대표하는 출판사 중 하나인 메리엄 웹스터에서 ‘slop’을 올해의 단어로 선택했다. ‘slop은 인공지능으로 다량으로 생산된 낮은 질의 디지털 제작물을 가리킨다. 

 ’slop’은 원래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같은 물기 있는 찌꺼기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그런 느낌이 나는 말이나 표현을 가리켜서 너무 감정 쓰레기 같은 글이나 내용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인터넷 시대에 와서는 질 낮은 제작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쓰인다. 

 

 영어든 한국어든 언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단어를 만들기도 하지만 맥락이 맞으면 과거의 단어를 가져와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래서 하나의 단어에 다양한 의미가 포함될 수 있다.

 

 ‘slop’에는 말하는 고양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제작물이 있을 수도 있고, 진짜 같아 보이는 가짜 뉴스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내용물이 너무 많다 보니 피해 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힘든 삶에서 잠시 웃고 넘어가는 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현실과 구별하지 못하면 게임 중독자들이 저지른 사고처럼 위험한 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slop’에서 파생된 말로 인공지능이 쓴 회사 보고서를 가리키는 ‘workslop’도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ttps://hbr.org/2025/09/ai-generated-workslop-is-destroying-productivity)에 따르면 이런 인공지능이 생산한 ‘workslop’이 생산성을 파괴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전에 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고서가 늘었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을 낳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영어를 좋아하다 보니 콘텐츠라 보통 표현하는 것은, ’제작물‘ 또는 ’내용물‘이라는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다. 제작물이나 내용물이 어색한 것은 영어 사대주의자들이 영어를 남발하다 보니 잘 쓰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AI’를 쓰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두 단어 중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이 글을 읽었을 때 더 의미가 잘 이해된다. 글은 읽는 것에 나아가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논문이나 보고서는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에 논술이 들어왔지만, 논술이 대학 입시용으로 전락하다 보니 원래의 취지를 상실해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논술은 정량적 평가만큼 정성적 평가도 중요하다. 모범 답안지를 외워서 글을 쓰는 것은 사지선다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글을 쓰게 되면 어느 정도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거나 목적에 맞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지할지 잘 활용할지를 생각할 시간이 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을 잘 활용한 사례는 미국 천체 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이 말한 것이다. 천체 물리학에서 자료는 너무 방대한데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필요한 자료와 필요 없는 자료를 구별해서 본인의 시간을 많이 절약한다고 했다. 그 절약한 시간을 연구에 할애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또 온라인에 넘쳐나는 다양한 제작물 속에서 내가 필요한 것과 양질의 자료를 찾는 능력이 중요한 때가 된 것 같다. 망망한 인터넷 바다에서 떠다니는 ‘slop’은 놔두고 내 목표를 향해 좋은 제작물을 찾을 능력을 키울 때가 왔다. 

작성 2025.12.23 12:54 수정 2025.12.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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