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지난번 사건을 기억하고 있으며, 이제 빌 게이츠가 또 다른 거대한 위기를 경고하며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다. 개인적으로 빌 게이츠에게 중요한 일을 맡긴다는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나는 그를 패스트푸드점 바닥 청소에도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폭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고, 주요 방송사들은 그를 계속해서 화면에 내보내고 있다. 이제 그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구세주를 자처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경각심을 안겨주어야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자신의 막대한 개인 재산을 활용해 기술의 방향성을 이끈다는 명목으로 'AI 안전 프레임워크'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그는 주요 기업 리더들에게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이미 앤트로픽(Anthropic)의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를 비롯한 핵심 AI 경영진과 폭넓은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의 측근들은 그가 'AI 통제'를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로 여긴다고 전한다.
하지만 'AI를 통제한다'는 말은 곧 자신이 AI 생태계를 장악하겠다는 뜻에 불과하다. 만약 내가 AI 산업을 통제할 최악의 인물을 꼽는다면 빌 게이츠는 단연 최우선 후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공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AI가 '인간이 발명한 가장 위험한 기술'이라며, 다가오는 1년 동안 사이버 안보 분야 등에서 나쁜 행위자들이 안전장치를 해제함으로써 수많은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불길하게 예고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진짜 위험은 통제 불능 자체가 아니라, 범죄 집단이 금융 시스템 교란이나 공갈 등 입증된 수단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과거 그가 팬데믹 이전에 경고했던 패턴을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그가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미리 알고 있는 것일까? 흥미롭게도 주요 AI 기업들 역시 파국적 사태 이후의 시나리오를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업계 내부자들은 앞으로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금융망 마비, 통신 두절, 전력과 수도 공급 중단 등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 역시 자율적인 AI 에이전트 무리가 인터넷을 마비시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업들이 경고하는 1년의 시한과 빌 게이츠가 언급한 1년의 시한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이 모든 흐름에서 짙은 기시감과 의구심이 든다.
AI 기반 사이버 공격의 위협은 분명히 현실이다. 현재 보안 기업들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국가 배후 해커 조직들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적했듯 AI를 악용한 공격 속도가 워낙 빨라 기존 보안 체계로는 사후 대응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만약 AI 사이버 공격으로 주요 금융기관이 붕괴하거나 주식 시장이 일시에 마비된다면 어떤 공황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 현대 사회의 인프라는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취약하다. 더욱이 AI 기술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상용 기기에서 스스로를 복제하고 확산하는 초지능 모델의 등장이 머지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하는 기술은 조만간 인간의 통제 범위를 완전히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AI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론에 취해 기이한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세상 전체가 점차 통제력을 잃고 기이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대한 시점에 AI 생태계의 열쇠를 빌 게이츠에게 쥐여주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에게 AI 안전과 규제를 맡기는 것은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라고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권력과 자본을 쥔 자들은 우리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마이클 스나이더 칼럼


